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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 오건영 저

by 재테크리뷰 2021. 10. 15.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요소인 금리와 환율에 기반해 세계 경제의 흐름과 방향을 진단한다.

 

#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는 키 팩터(Key Factor)

금리는 대내적인 돈의 값, 즉 돈을 갖고 있을 때 얼마만큼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현금을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이 크다는 뜻이다. 금리는 돈의 공급과 수요로 결정된다. 시중의 돈의 수요가 많다는 것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돈의 공급이 많다는 것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많음을 뜻한다. 돈을 빌리는 방법은 은행에서 빌리는 간접금융과 채권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빌리는 직접금융의 두 가지가 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자금의 공급은 간접 금융으로 대변되는 은행과 직접 금융으로 대변되는 채권 시장에서 이루어진다. 채권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를 시장금리라 하며 중앙은행에서 물가안정, 금융안정 등 다양한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자체적으로 정하는 금리를 정책금리, 기준금리라 한다. 금융위기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찾아오면 은행 파산, 기업 파산 등으로 심각한 신용경색이 발생한다. 누군가는 시중에 돈을 뿌려 줘야 한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중앙은행이다. 미국은 188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초반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금리와 중앙은행의 역할은 이 책에 설명된 세계 경제위기의 내막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다. 환율은 대외적인 돈 값이다. 내 나라 돈과 다른 나라 돈을 비교한 상대적인 가치이다. 달러보다 원화가 강세일 때는 환율 하락이라고 표현하고 달러보다 원화가 약세일 때는 환율 상승이라고 표현한다. 환율의 상승 즉 달러 가치 상승 및 원화가치 절하의 상황에서는 수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한 만큼 달러를 쓰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 표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입 물가의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자본 유출을 초래하기도 한다. 환율의 하락은 환율 상승과는 반대의 상황이다.

 

# 일본의 추락

환율과 금리의 극적 변화가 마켓 전반에 판도를 뒤집었던 가장 두드러진 사건이 19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다. 일본 경제를 버블로 이끈 원인으로 19859월에 있었던 플라자 합의를 꼽는 데는 큰 반론이 없다. 플라자 합의만큼은 아니지만 19872월 루브르 합의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1980년대 미국은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적자가 심해졌고 당시 달러화의 강세와 일본 및 서독의 부상으로 수출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무역적자 역시 심해졌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함께 심각해지는 상황을 쌍둥이 적자라고 한다. 플라자 합의는 쌍둥이 적자에 직면한 미국이 과도한 무역 흑자를 기록했던 일본의 엔화 강세라는 철퇴를 가한 사건이다. 그다음에 있었던 루브르 합의는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서독과 일본의 성장을 만들어낸 사건이다. 일본은 플라자 합의와 루브르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버블을 만났고 이어 버블이 터지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4 반세기의 늪에 빠진다. 이후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엔화 약세를 용인받아 진행됐던 역플라자 합의와 무제한 양적 완화 조치를 통해 경제 회복의 틀을 마련했다. 과도한 버블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의 인상, 버블 방어와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그리고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등 일본이 취한 일련의 경제 정책들은 환율과 금리가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키 팩터라는 것을 입증한다.

 

# IMF 외환위기와 한국 경제

19951월 고베 대지진을 전후해 일본 엔화는 초강세를 보였다. 엔화 초강세는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수출 확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는 당시 세계화 혹은 세계의 경영이라는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의 해외진출 모토와 맞물려 기업들의 공격적인 설비투자 확대와 기업 대출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 두 가지 효과 덕에 한국경제는 고성장 국면을 보였다. 이때 한국 기업들은 국내은행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시장을 통해 달러 빚까지 내서 썼다. 그런데 역플라자 합의로 엔화 약세가 현실화되면서 한국은 수출 성장 의존과 과잉 투자로 성장의 여력이 제한되었고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려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정 환율제를 채택했던 한국은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 보유고에서 달러를 꺼내 외환시장에 매도하는 매도 개입을 단행했지만 환율을 방어하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 IMF로부터 긴급 대출을 받게 된 것이 바로 IMF 외환 위기였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취한 저금리 정책으로 가계부채가 확대됐고 부동산 버블이 시작됐다. 외환위기 후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중심으로 수출 성장을 강하게 밀어붙여 경제 호조를 이뤘다. 그리고 최근에는 수출을 통해 돈을 벌었으니 이제는 물건을 사라는 국제적인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한국경제 흐름도 환율과 금리의 영향에 좌우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 경제의 위기, 그리고 미국의 위력

독일이라는 거대한 경제체제 하에서 대외적 안전성을 보여줄 수 있었던 유로존 국가들은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그 대출을 바탕으로 소비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부채 쌓기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유로존의 가장 약한 고리였던 그리스부터 흔들리면서 나타난 위기가 바로 유럽 재정의 위기였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 독립적인 통화정책 그리고 안정적인 환율, 이 세 가지를 모두 취할 수 없다는 불가능한 삼위일체 개념을 무시하고 세 가지 모두를 취하려는 정책에 의해 초래된 것이다. 유럽과 중국의 경제 위기도 금리와 환율의 영향에 좌우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위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의 위력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금리 인상 때문에 4조 달러의 외환보유고와 거대한 경제력을 자랑했던 중국이 휘청했던 사건이 바로 2015년에서 2016년에 있었던 중국 위완화 위기였다.

 

# 세계 경제의 미래와 투자 전략

세계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은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타협하고 경제 여건이 호전되면 대립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무역전쟁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세계 공조에 대한 기대감을 하락시켜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높이고 있다. 과도한 양적 완화에 의한 지속적인 성장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비관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그러나 저자는 미국과 미국 외 국가에 대한 동반 성장만이 공멸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에 공멸에 대한 위기감을 체감케 할 한두 차례의 시장 충격을 겪은 후 세계 공조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저자는 투자자들에게 금과 중국에 주목할 것을 주장한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금리인하 사이클이 다가오면 금 가격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것이며 글로벌 달러 약세 공조 모드가 형성이 되면 환율전쟁, 무역전쟁 등이 이슈가 상당 수준 해소돼 그동안 가장 많이 눌러 있었던 중국이 가장 크게 반등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미래 투자 전망이다.